Episode. 5
KT 위즈 내야수 권동진
KT 위즈 내야수 권동진 선수는 바쁜 시즌 속에서도 책을 읽는다. 원정 버스 안에서, 훈련을 마친 숙소에서, 짧게라도 책을 펼치는 시간이 그의 일상이 됐다. 독서는 그에게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멘탈을 다잡고, 스스로를 점검하며,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위한 하나의 훈련이다. 권동진 선수가 독서를 통해 만들어온 멘탈의 변화,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완독’의 의미를 만나보자.
Episode. 6
KT 위즈 내야수 권동진
KT 위즈 내야수 권동진 선수는 바쁜 시즌 속에서도 책을 읽는다. 원정 버스 안에서, 훈련을 마친 숙소에서, 짧게라도 책을 펼치는 시간이 그의 일상이 됐다. 독서는 그에게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멘탈을 다잡고, 스스로를 점검하며,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위한 하나의 훈련이다. 권동진 선수가 독서를 통해 만들어온 멘탈의 변화,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완독’의 의미를 만나보자.
책을 읽는 순간, 멘탈이 달라졌다
바쁜 시즌을 보내는 와중에도 책을 많이 읽는다고 들었어요. 주로 언제 책을 읽어요?
원정을 자주 가다 보니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가장 많이 읽어요. 호텔에 도착한 뒤 숙소에서도 책을 보고요. 쉬는 날에는 집 바로 옆에 있는 스타필드에 자주 가는데, 그 안에 서점도 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그곳에 앉아 읽을 때도 많아요.
어렸을 때부터 책과 친한 편이었나요?
어렸을 때는 책에 큰 관심이 없었고요. 2년 전 군 복무를 하면서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군 내 도서관을 둘러보다가 경제나 자기계발서가 유독 눈에 들어왔고, 한두 권씩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하게 됐어요.
경제나 자기계발 분야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경제는 제 일상과 굉장히 밀접한 주제잖아요. 책에서 읽은 내용을 바로 적용해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흥미가 생겼어요. 함께 군 복무를 하던 친구 중에 경제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더 깊이 파고들게 됐고요. 그 과정에서 투자나 주식 같은 분야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제 소비 습관을 돌아보게 되면서 저축하는 방식도 달라졌어요.
자기계발서에서 어떤 도움을 받는지 궁금해요.
야구를 하다 보면 멘탈이 흔들리는 순간이 자주 있어요. 그럴 때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는 조언을 제 삶에 적용해 봐요. 그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실제로 삶이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더라고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자기계발서를 제 삶에 적용해 봐요.
반복하다 보니 실제로 삶이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더라고요."
멘탈이 흔들릴 때마다 찾아보는 책이 있어요?
《결국 잘되는 사람들의 태도》라는 책이 떠오르네요. 책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라’라는 문장이 나오거든요. 그 문장이 제 삶을 많이 바꿔 놓았죠.
어떤 변화들이 있을까요.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매일 아침 운동을 나와서 웨이트를 하고, 치료를 받고, 잘 먹고 잘 자는 것들이에요. 반대로 통제할 수 없는 건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저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2군에 내려갈지 말지, 수비에 들어갔을 때 위기 상황에서 공이 제게 올지 말지 같은 부분들이고요. 매 순간 어떤 상황에 놓이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한 뒤에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해요.
참 어려워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까지 내 뜻대로 하고 싶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마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의지를 발휘해서 내 뜻을 내려놓기 위해 노력해야하고요.
맞아요. 그래서 이 문장을 삶의 모토로 여기며 살아내려 노력해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한해서는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잘 풀리지 않으면 그대로 받아들이자. 후회 없이 내 플레이만 하자’라는 마음으로 훈련과 경기에 임하면서요. 그런 태도 덕분에 올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권동진 선수가 삶의 태도를 바꾸는데 도움이 된 책이 또 있어요?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라는 책이에요. 책에 ‘내 생각을 전부 믿지 마라’라는 문장이 있는데, 선수로서 태도를 다잡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야구를 하다 보면 ‘내가 맞다’고 생각하며 플레이할 때가 많거든요. 이 문장을 읽고 ‘아, 내 생각도 틀릴 수 있고, 내가 아는 게 늘 정답은 아니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 후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귀 기울여 듣고 존중하려 해요. 머릿 속이 복잡할 때 이 책을 꺼내 읽으면, 제 생각을 내려놓게 되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져요.
그런데 밀리의서재는 어떻게 알게 됐어요?
저희 팀 유한준 코치님이 처음 알려주셨어요. 호주로 훈련 캠프를 갔을 때, 코치님이 《부자의 언어》라는 책이 밀리의서재에 있다고 하시면서 내용이 정말 좋으니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셨거든요. 궁금해서 캠프 기간 동안 읽었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 한 달 만에 다 읽었어요.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제목만 보면 돈 이야기만 나올 것 같지만 마음가짐이나 습관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요.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지’, ‘실패를 어떻게 바라볼지’, ‘나와 한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책 속에서 정원사와 ‘지미’라는 친구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데, 스토리텔링 방식도 흥미로워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경기를 하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잖아요.
‘실패는 경험이다’라는 문장이 실패를 바라보는 시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군대에 가기 전에는 실패하면 많이 위축되고, 스스로를 자책하곤 했거든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술 한 잔 마시고 자버릴 때도 있었고요(웃음). 지금은 실패도 여러 경험 중 하나로 받아들여요. 야구는 매일 훈련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운동이거든요. 실패를 곱씹기보다는, 다음에는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려고 해요.
권동진 선수를 보며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장을 살아내려는 의지가 돋보이는데요.
독서가 선수로서의 삶을 넘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해요.
책을 계속 읽다 보면 제 상황을 자연스럽게 책 속 인물이나 이야기와 겹쳐 보게 되잖아요. ‘내가 이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이 사람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됐어요. 혼자 사색하는 시간도 늘었고요. 독서를 통해 제 자신을 계속 점검할 수 있다는 점이 독서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훈련처럼 쌓아온 독서 루틴
밀리의서재 이야기도 해볼게요. 보통 언제 활용해요?
원정 가는 버스 안에서 밀리의서재를 가장 많이 봐요. 숙소에 도착한 뒤에도 틈틈이 비는 시간에 책을 읽고요.
책을 고르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서점에 가면 한 바퀴 쭉 돌면서 먼저 제목을 봐요. 제목이 마음에 들면 책을 열어 목차를 보고, ‘괜찮다’ 싶으면 그중 한 부분을 조금 읽어봐요. 재미있으면 밀리의서재에 등록돼 있는지 확인하고요(웃음). 등록돼 있으면 ‘읽고 싶은 책’에 담아두고 전자책으로 읽고, 없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요.
밀리의서재에 다양한 기능들이 있잖아요. 즐겨 쓰는 기능이 있어요?
오디오북이요. 이번 일본 마무리 캠프 때 오디오북을 처음 제대로 접했어요. 그전에는 오디오북이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 같다는 편견이 있어서 잘 안 들었거든요. 그런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오디오북으로 처음 듣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성우분들이 실감 나게 읽어 주셔서 몰입이 훨씬 잘 됐고, 마치 눈앞에서 연극을 보는 것처럼 장면이 그려지더라고요. 작년에 종이책으로 전권을 다 읽었던 책인데, 오디오북으로 다시 들으니까 색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일본에 가기 전에 미리 다운로드해 둔 덕분에 현지에서도 끊김 없이 들을 수 있었고, 10분씩 짧게 들어도 바로 몰입돼서 정말 재미있게 들었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기 계발이나 경제 서적 말고도 어떤 책에 관심이 있는지 선수의 책 취향이 궁금해지는데요.
‘내 서재’에는 어떤 책들이 있는지 나눠주세요.
말하기나 글쓰기 관련 책들을 많이 담아뒀어요. 《우물쭈물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법》은 오늘 인터뷰 준비하면서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찾아 본 책이고요.
《일기 쓰는 법》,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와 책들은 제가 평소에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서 넣어뒀어요.
책 읽은 효과인가요? 오늘 말씀 굉장히 잘하시는데요 (웃음).
그리고 글쓰기라니,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어요. 평소에 글쓰는 걸 좋아해요?
관심이 있는 편이에요. 사실 조금 부끄럽지만 블로그를 쓰고 있어요. 제 생각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하고 있어요. 언젠가 은퇴한 뒤에 기회가 된다면, 블로그에 쌓여 있는 글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습니다.
완독은 배움의 과정
최근에 완독한 책이 있어요?
《고래》라는 소설책이요. 밀리의서재에 ‘《고래》읽기 챌린지’가 있어서 도전해봤는데 내용이 재밌어서 다 읽었어요. ‘챌린지’ 기능이 완독을 도와주는 정말 좋은 장치같아요(웃음).
그리고 《돈은, 너로부터다》와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도 읽었어요. 덕분에 앞으로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쓰고,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 스스로 기준을 세우게 됐죠. 야구 선수라는 직업이 한 번에 큰돈을 벌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 벌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 직업이거든요. 지금부터 자산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책의 내용들을 제 삶에 조금씩 적용해보고 있어요.
후배 선수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려요.
경제 도서일 것 같지만.
맞아요. 야구를 막 시작해서 돈을 벌기 시작한 후배 선수들에게 《돈의 속성》과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이 두 권을 꼭 추천하고 싶어요. 후배들 중에 20대 초반인데 돈을 잘 버는 선수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정작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소비나 저축에 대한 기준이 없으니 펑펑 쓰기도 하고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어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이 책들을 꼭 한 번 읽어보라고, 돈을 잘 관리하는 연습을 지금부터 해라고 권하고 싶어요.
"정작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돈의 속성》과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이 두 권을 꼭 추천하고 싶어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야구 선수 권동진에게 ‘완독’이란 무엇인가요?
야구와 독서가 비슷한 점이 많아요. 야구도 매일 훈련과 경기를 반복하면서, 그 안에서 아주 작은 차이를 찾아 자기 성장을 이루는 스포츠잖아요. 독서도 마찬가지예요. 책을 읽으며 자기 성찰을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하니까요. 거기엔 끝이 없고요. 그래서 ‘완독’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야구를 한 지 약 20년이 됐지만 ‘야구를 마스터했다’라고 느껴본 적은 없거든요. 책도 한 권을 다 읽었다고 해서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고요. 다만 분명한 건, 야구든 독서든 매일 자신을 점검하고 배우는 과정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완독은 배움의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What's in my millie
권동진에게 완독이란 '배움의 과정'이다.
권동진 선수에게 책을 끝까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이해했다는 선언이 아니라, 배움을 계속하겠다는 선택에 가깝다. 꾸준히 이어온 독서의 시간은 그의 태도가 되었고, 경기를 대하는 마음가짐으로 이어졌다. 권동진은 오늘도 책을 통해 조금 더 나은 자신으로 나아가고 있다.